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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세스 메이커 3 직업별 인테리어를 비교해보자
프린세스 메이커 3 직업별 인테리어를 비교해보자
진정한 육성 시뮬레이션은 배경에도 최선을 다하는 법이지...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는 유명한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중 하나이다. 이 게임의 특징 중 하나는 ‘양육자의 직업이 고정된 시리즈 작품’과 ‘양육자의 직업을 고를 수 있는 시리즈 작품’이 달리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Q는 퀴즈를 푸는 게임이므로 제외) 전자는 프린세스 메이커 1, 2, 4로 이 시리즈의 경우 프롤로그 스토리를 통해 양육자(아버지)가 이전에 용사였음을 알 수 있다. 후자의 경우는 프린세스 메이커 3, 5를 들 수 있는데 3의 경우 양육자의 성별이 고정된 상태에서 6가지 직업을 고를 수 있고 5는 양육자의 성별과 더불어 5가지 직업을 고를 수 있다. 이러한 직업은 딸의 양육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건 아니지만, 일정 기간 들어오는 수입이 달라지고 특정 상황에서 딸의 반응이 달라지는 등의 요소를 추가하여 소소한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하지만 금전 수입이나 딸의 반응 외에도 양육자의 직업이 큰 영향을 미치는 또 한 가지의 요소로 ‘인테리어’가 있다. 이것은 현대 배경으로 진행되는 프린세스 메이커 5에서는 거의 두드러지지 않지만, 요정과 마족, 왕자와 이국이 존재하는 판타지 배경의 프린세스 메이커 3에서는 눈에 띄는 차이를 가져온다. 오늘은 이 글을 통해 프린세스 메이커 3에서 각각의 직업에 따라 보이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직업별 인테리어

1. 상인의 인테리어


2. 퇴직 기사의 인테리어


3. 몰락 귀족의 인테리어


4. 떠돌이 광대의 인테리어


5. 방랑 승려의 인테리어


6. 떠돌이의 인테리어


여섯 가지 직업은 각각 고유의 인테리어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각각의 인테리어는 「안정된 입지를 가진 직업」과 「불안정한 입지를 가진 직업」이라는 두 가지 요소로 구분지을 수 있다.


-안정된 입지를 가진 직업 : 상인, 퇴직 기사, 몰락귀족.

-불안정한 입지를 가진 직업 : 떠돌이 광대, 방랑 승려, 떠돌이.


우선은 안정된 입지를 가진 직업들의 인테리어 특징을 살펴보자.


│안정된 직업의 인테리어

(왼쪽, 혹은 위에서부터 상인 / 퇴직기사 / 몰락귀족 순서)


상인, 퇴직 기사, 몰락귀족의 경우 플레이 화면에서 보이는 인테리어 공간외에도 별도의 공간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모든 인테리어에서 플레이어 기준 왼쪽 상단에 존재하는 문의 형태로도 확인할 수 있다. 바깥으로 이어지는 현관문이라 보기에는 너무 작고 입구에 장식(조각상, 큰 갑옷, 초상화)이 놓여진 구조는 큰 구조물의 저택에서 화면의 방이 따로 존재함을 짐작하게한다.

딸이 사용할것으로 추정되는 책상과 침대, 큰 창문의 형태가 다른 것도 안정된 직업군의 특징 중 하나다. 상인의 책상과 침대는 집안의 부유함을 보여주듯 화려하고 커튼도 가장 선명하고 고급스런 붉은 색이다. 퇴직기사의 책상과 침대는 집안의 청렴함을 보여주려는 듯 매우 깔끔하고 창문도 늘어진 커튼 없이 심플하다. 몰락귀족의 경우 침대보와 커튼에 보라색을 사용했고 책상위의 물건도 적지 않지만 전체적인 조명이 어두워서 거의 보이지 않는다.


다음은 인테리어의 가장 큰 부분중 하나인 난로가를 살펴보자. 이 장소는 안정된 입지를 지닌 세 직업에서만 볼 수 있는 구조로, 난로 자체의 형태와 윗부분의 장식물로 각 직업의 개성을 파악할 수 있다. 상인의 벽난로는 금빛으로 빛나고 기둥과 장식물이 빈틈없이 들어차있으며 바로 앞에는 호랑이 가죽 깔개까지 놓여있다. 그에 비해 퇴직기사의 벽난로는 위쪽의 무구 장식과 기둥, 깔개를 포함한 모든 요소들이 정갈하게 정돈된 느낌을 준다. 몰락귀족의 경우 가문의 문장이 새겨진 깃발 등이 놓인 것으로 보이지만 마찬가지로 조명이 어두워 잘 보이지 않고 난로 앞 깔개도 없어 아예 쓰이지 않는 느낌이 든다.


인테리어의 하단 부분을 보자. 상인의 경우 테이블 깔개와 의자, 커다란 소파 모두 두껍고 고급스러운 소재가 쓰인 것으로 보인다. 방 전체를 덮은 카펫도 매우 값비싸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지나치게 호화로운 느낌이다. 퇴직 기사의 경우 소파와 테이블 깔개는 없지만 벽쪽에 벽난로 상단과 마찬가지로 무구 장식이 놓여있는 듯 하다. 바닥을 전부 덮을 정도의 크기는 아니지만 방 중앙에 놓인 카펫도 안정적인 느낌이다. 몰락 귀족도 퇴직 기사와 마찬가지로 의자와 테이블, 깔개가 있지만 상인의 소파, 퇴직 기사의 무구 장식이 놓인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다. 이외에도 몰락 귀족은 집안의 장식물이 초상화나 깃발 정도라 비싸게 팔만한 물건들은 경제적 이유로 이미 처분한 게 아닌가 추측된다.


│불안정한 직업의 인테리어

(왼쪽, 혹은 위에서부터 떠돌이 광대 / 방랑 승려 / 떠돌이)


떠돌이 광대, 방랑 승려, 떠돌이 직업의 가장 큰 특징은 안정적인 직업에서 왼쪽 상단에 문이 있었던 자리에 수납장이 있는 구조다. 또한 이 세 직업은 집안의 창문, 책상, 침대의 형태가 모두 똑같고 (구색만 맞춘 느낌이며) 커튼이 없다. 대신 그 주변에 직업과 관련된 물건이 놓여있다. 방랑 광대의 경우 침대 쪽 벽과 수납장 근처에 걸린 의상이 그렇고 방랑 승려의 경우 책상 위에 경전으로 보이는 책과 수납장 근처의 승려 의상&지팡이가 그렇다. 떠돌이의 경우 다른 두 직업에서 보이는 청소 도구가 없는 대신 오카리나나 도자기같은 타지역의 특산품 같은 것이 놓여있음을 알 수 있다. 수납장의 접시 개수나 놓인 물품이 다른 것도 소소한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세 직업의 집에선 문이 오른쪽에 있으며 위의 안정적인 직업들보다 더욱 크다. 또한 문 앞에 각종 도구나 옷이 걸려있는 것을 볼 때 저 문은 해당 공간에서 바로 밖으로 이어지는 현관문이라 볼 수 있다. 떠돌이 광대의 경우 날붙이로 보이는 도구와 다트판으로 보이는 원판이 벽에 붙어있고 방랑 승려의 경우 성인의 모습을 그린 듯한 초상화와 종교의 심볼로 추정되는 장식이 보인다. 떠돌이는 타 지역에서 가져온 듯한 물품과 긴 겉옷, 모자 등이 보인다. 세 직업 중 방랑 승려에만 현관 문 앞에 커다란 깔개가 있는 것도 특이한 점이다. 다른 두 직업과 달리 승려는 도덕적으로 존경받는 직업이라 그런 것일까? (세 가지 직업 중 방랑승려만이 딸이 비행 상태가 아닌 보통 상태로 시작한다)


인테리어 하단 부분에서 직업별 특징이 드러난다. 떠돌이 광대의 집에는 낡은 의자, 테이블과 함께 공연에 쓰일 것으로 보이는 잡다한 소도구들이 벽면을 따라 늘어서있다. 방랑 승려의 집에는 낡은 테이블에 초록색 깔개가 덮여있고 종교의 심볼을 올려둔 제단 같은 구조물이 보인다. 떠돌이의 집은 의외로 의자와 테이블이 튼튼하게 생겼고 맞은편 자리에는 하얀 기타와 낮은 수납장이 보인다. 떠돌이 광대와 방랑 승려의 집은 바닥이 돌로 마감된 것으로 보이는데 떠돌이의 집은 나무로 되어있는 것도 특징이다. 프린세스 메이커 3에서 떠돌이 직업을 고르고 진행하다 보면 프메1, 2와 비슷하게 그가 유명한 용사(혹은 검사)였다는 암시가 나오곤 하는데 그 설정을 반영한 것인지도 모른다.


│인테리어의 차이에서 느껴지는 것


프메3의 인테리어 차이는 단순히 안정적인 집안과 불안정한 집안의 구조가 다르다는 것을 넘어 직업간 거주지가 다르고 경제 수준도 다르다는 것을 암시한다. 어렸을 때는 그저 ‘다른 배경’이라고만 인식했던 인테리어가 이렇게 디테일한 차이를 가졌음을 지금에라도 알아 볼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쉽게도 프린세스 메이커 3 이후에는 이러한 직업별 인테리어 변화가 없다. (프메5에선 부모의 직업이 달라도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동일하다) 차후에 후속작이 나올 때 프메3과 동일한 직업별 개성이 뚜렷하게 나타난다면 좋겠지만, 그만큼 개발의 코스트가 늘어나는 셈이니 희망사항으로만 남겨둬야 할 것 같다.

참고로 제가 가장 많이 본 인테리어는 퇴직 기사 인테리어입니다^^(tmi


끝.